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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은 작아도 된다, 커리어는 거기서 커진다

첫 직장은 작아도 된다, 커리어는 거기서 커진다
Abu Taleb

작성자 Abu Taleb

수정 2026년 10월 29일

12 분 읽기

졸업을 앞두거나 막 사회에 나온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비슷한 그림을 떠올립니다. 연봉은 괜찮고, 이름 있는 회사고, 맡는 일도 중요하고, 배우는 것도 많아야 한다는 그림 말입니다. 솔직히 그 마음, 당연합니다. 다만 현실의 채용 시장은 그렇게 시작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대개 커리어는 화려한 직함이 아니라 작은 역할, 반복 업무, 촘촘한 피드백, 서툰 시행착오에서 출발합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구직자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웁니다. “이 정도 학벌인데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초봉이 생각보다 낮다”, “보조 업무만 하면 경력이 안 쌓이지 않나” 같은 생각에 발목이 잡히는 겁니다. 그런데 현업에서 오래 채용을 해보면 오히려 반대인 경우를 더 많이 봅니다. 좋은 첫 직장은 대단한 타이틀을 주는 자리가 아니라, 일의 기본기를 몸에 익히게 해주는 자리입니다. 보고 체계, 일정 관리, 협업 방식,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 고객 응대, 문서 작성, 우선순위 판단. 이런 것들이 커리어의 뼈대를 만듭니다.

한국 채용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기업 공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신입과 주니어를 뽑는 구조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인턴, 계약직 전환형, 주니어 포지션, 채용연계형 교육, 체험형 인턴, 어시스턴트 직무, 사무보조 출발 후 정규직 전환 같은 형태가 대표적입니다. IT, 영업, 물류, 제조, 반도체, 제약, 콘텐츠, 고객지원, 인사, 재무, 공공기관 행정 분야에서 특히 많이 보입니다.

중요한 건 첫 직장을 낮게 보지 않는 태도입니다. 첫 직장은 타협이 아니라 축적의 시작입니다. 2년만 잘 버텨도 이력서의 무게가 확 달라집니다. 3년을 잘 보내면 업계 안에서 “이 사람은 기본이 잡혀 있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조건만 보고 들어갔다가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1년이 지나도 실무 역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기업이 신입에게 기대하는 수준은 생각보다 소박합니다. 완벽한 실무자는 원하지 않습니다. 대신 빨리 배우는 사람, 피드백을 소화하는 사람, 일정과 약속을 지키는 사람, 말이 통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스펙은 입장권일 뿐이고, 성장 속도는 태도와 습관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트리 레벨 직무란 정확히 무엇인가

엔트리 레벨 직무는 한마디로 말해, 해당 직무나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경력을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자리입니다. 보통 관련 경력 0년에서 2년 정도를 전제로 하고, 실무 경험이 있더라도 인턴, 아르바이트, 현장실습, 학부 프로젝트, 캡스톤 디자인, 동아리 운영, 프리랜서 작업 정도를 인정하는 수준입니다.

괜찮은 엔트리 레벨 포지션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업무 범위가 지나치게 넓지 않고, 역할이 비교적 선명합니다. 초반 온보딩이 있고, 옆에서 알려줄 선배나 팀장이 있으며, 처음부터 전부 책임지게 만들지 않습니다. 성과는 요구하지만, 학습 곡선을 고려합니다. 급여 역시 중간 경력자보다는 낮은 편이 일반적입니다. 이건 불공정이라기보다 시장 구조에 가깝습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기업이 투자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채용 공고에 “신입 가능”, “주니어”, “엔트리”라고 써놓고 실제로는 3년 이상 경력, 독자적인 프로젝트 운영, 다양한 툴 숙련, 고객사 커뮤니케이션, 실적 책임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포지션은 이름만 신입일 뿐, 사실상 저연차 경력자를 싸게 뽑으려는 공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 항목이 여러 개 겹치면 진짜 신입 포지션인지 의심해볼 만합니다.

  • 필수 조건에 경력 3년 이상이 적혀 있다
  • 입사 즉시 단독으로 거래처나 프로젝트를 맡아야 한다
  • 온보딩, 교육, 멘토링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 요구 툴과 자격 요건이 지나치게 많다
  • 책임 범위에 비해 연봉이나 직급이 지나치게 낮다

신입에게 맞는 자리는 “쉬운 일”이 아니라 “배우면서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쉬운 일만 주는 자리는 성장성이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한꺼번에 던지는 자리는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좋은 첫 직장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습니다.

왜 첫 2년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할까

커리어 초반 24개월은 직무 능력만 키우는 시기가 아닙니다.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습관이 굳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메일 한 통을 어떻게 쓰는지, 회의에서 어떤 질문을 하는지, 모르는 걸 언제 어떻게 물어보는지, 실수했을 때 숨기는지 공유하는지, 마감이 밀릴 때 미리 말하는지 끝까지 버티다 터뜨리는지. 사소해 보여도 이런 태도가 쌓이면 1년 뒤 평가가 크게 갈립니다.

예를 들어 같은 팀에 입사한 신입 둘이 있다고 해보죠. 한 명은 맡은 일을 빠르게 처리하지만 진행 상황을 공유하지 않고, 막히면 혼자 끙끙댑니다. 다른 한 명은 속도는 조금 느려도 질문이 명확하고, 중간 보고를 잘하고, 배운 내용을 기록해 다음에 반복 실수를 줄입니다. 6개월 뒤 팀장이 더 신뢰하는 쪽은 대개 후자입니다. 실무는 개인전 같아 보여도 결국 협업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첫 직장은 진로 방향을 정리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고 해서 모두 브랜드 마케터가 되는 건 아닙니다. 막상 해보니 퍼포먼스 광고가 더 잘 맞을 수도 있고, CRM이나 데이터 분석 쪽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도 모두 개발자만 하는 건 아닙니다. QA, 데이터 엔지니어링, 솔루션 컨설팅, 프로덕트 오퍼레이션, 테크니컬 세일즈로 만족스럽게 성장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적성은 현장에서 부딪혀봐야 드러납니다.

평판도 이때 만들어집니다. 회사 안에서 “저 사람은 일 맡기면 끝까지 한다”, “말을 분명하게 한다”, “문제 생기면 숨기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 다음 기회가 빨라집니다. 좋은 업무, 중요한 프로젝트, 타 부서 협업, 추천 채용, 내부 이동, 승진의 출발점이 됩니다. 초반 평판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그래서 첫 직장의 브랜드보다 첫 직장에서 남긴 인상이 더 중요할 때도 많습니다.

기업이 신입에게 진짜로 보는 것

채용 공고를 읽다 보면 자격 요건이 많아 보여 겁먹기 쉽습니다. 하지만 면접관 입장에서 신입에게 바라는 핵심은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실무 기술은 입사 후 가르칠 수 있어도, 기본 태도와 협업 감각은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1. 커뮤니케이션 능력

말을 잘한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핵심은 정확함입니다. 질문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지, 메일이나 메신저에서 맥락을 빠뜨리지 않는지, 보고할 때 결론부터 말할 수 있는지, 일정 변경이 생기면 제때 공유하는지. 신입에게 이 능력은 생각보다 치명적으로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거 안 돼요”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A 단계에서 B 오류가 발생했고, 제가 시도한 건 C와 D입니다. 우선 E 방식으로 처리해도 될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신뢰를 얻습니다. 경력이 없어도 커뮤니케이션 방식만으로 성숙도가 드러납니다.

2. 팀워크와 협업 태도

팀워크는 “사람 좋음”과 다릅니다.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 즉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방어적으로 받지 않고, 자기 몫을 책임지고, 다른 사람의 시간을 아끼는 사람이 협업형 인재입니다.

이 역량은 면접에서 추상적으로 말하면 약합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필요합니다. 학회 행사 운영, 카페 아르바이트 교대 조율, 공모전 역할 분담, 동아리 회계 관리, 군 복무 중 상황 보고 체계 같은 경험도 충분히 좋은 예시가 됩니다. 중요한 건 무엇을 했는지보다 어떻게 협력했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입니다.

3. 문제 해결력

신입에게 거창한 혁신은 기대하지 않습니다. 대신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원인을 나눠 보고, 현실적인 개선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예를 들어 물류팀 인턴이 출고 지연 사유를 엑셀로 분류해 가장 빈도가 높은 원인을 찾고, 송장 입력 순서를 바꿔 처리 시간을 줄였다고 해보죠. 규모는 작아도 훌륭한 문제 해결 경험입니다. 숫자가 들어가면 더 좋습니다. “일 평균 정리 시간 40분에서 15분으로 단축” 같은 식입니다.

4. 자기관리와 일정 감각

지각하지 않는 것만 자기관리가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는지, 우선순위를 세울 줄 아는지, 여러 업무를 동시에 받을 때 정리할 수 있는지, 마감이 어려우면 먼저 이야기하는지까지 포함됩니다.

재택이나 하이브리드 근무가 늘면서 이 역량의 비중은 더 커졌습니다. 매번 누가 옆에서 확인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정리하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신입이라도 이 감각이 있으면 팀이 훨씬 편해집니다.

5. 감정 조절과 피드백 수용력

일은 늘 친절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고객이 예민할 수도 있고, 상사가 급할 수도 있고, 내부 일정이 꼬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대응하는 사람이 빨리 성장합니다.

면접관들은 종종 이런 걸 봅니다. 틀린 지적을 받았을 때 표정이 바로 굳는지, 예상 못한 질문에 당황해도 태도를 유지하는지, 실패 경험을 말할 때 남 탓만 하는지. 감정 지능은 거창한 개념이 아니라, 불편한 상황에서 직업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경력이 거의 없어도 경험은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많은 신입이 이력서를 쓸 때 멈칫합니다. “정규직 경력이 없는데 뭘 쓰지?” 하고요. 그런데 채용 담당자는 정규직 여부만 보지 않습니다. 실제로 손을 움직여본 경험, 책임을 맡아본 경험, 결과를 낸 경험을 봅니다. 겉보기엔 사소해도 잘 정리하면 상당히 설득력 있습니다.

아래 경험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경력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 단기 인턴, 체험형 인턴, 현장실습
  • 학교 행정 근로, 연구실 조교, 학생회 활동
  • 캡스톤 프로젝트, 졸업작품, 산학협력 과제
  • 동아리 운영진, 대외활동, 행사 스태프 경험
  • 아르바이트에서 맡은 재고 관리, 매출 정리, 고객 응대
  • 개인 블로그, 포트폴리오, 유튜브 채널, 소규모 외주 작업
  • 오픈소스 기여, 코딩 테스트 준비 기록, 디자인 작업물 정리

관건은 표현 방식입니다. “행사 운영 보조”라고만 쓰면 약합니다. “교내 취업 박람회 운영 스태프로 참여, 참여 기업 28곳의 안내 자료 정리와 현장 동선 관리 담당, 행사 당일 문의 대응 120건 이상 처리”처럼 쓰면 실제 업무 감각이 보입니다.

STAR 방식으로 정리하면 편합니다. 상황, 맡은 과제, 내가 한 행동, 결과 순서입니다. 숫자나 규모를 넣으면 더 강해집니다. “SNS 콘텐츠 제작”보다 “주 3회 카드뉴스 기획 및 업로드, 2개월간 팔로워 18% 증가”가 훨씬 낫습니다.

특히 IT, 디자인, 마케팅, 콘텐츠, 기획 직무는 보여주는 자료가 큰 힘을 발휘합니다. GitHub 저장소, 노션 포트폴리오, 피그마 작업물, 캠페인 리포트, 작성한 기사, 분석 대시보드 화면 캡처, 짧은 케이스 스터디만 있어도 “해본 사람”처럼 보입니다. 말보다 증거가 강합니다.

첫 직장을 고를 때 꼭 봐야 할 기준

신입은 선택지가 많지 않으니 일단 붙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최소한의 기준은 갖고 봐야 합니다. 첫 직장이 커리어를 전부 결정하진 않지만, 초반 속도와 방향에는 분명한 영향을 줍니다.

교육과 온보딩이 있는가

신입을 뽑아놓고 알아서 하라는 조직은 위험합니다. 매뉴얼이 있든, 사수 제도가 있든, 첫 1개월 교육 계획이 있든, 뭔가는 있어야 합니다. 면접에서 “입사 후 첫 3개월은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익히게 되나요?”라고 물어보세요. 대답이 구체적이면 신호가 좋습니다.

팀장이 신입을 키워본 사람인가

같은 회사라도 누구 밑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바쁜 상사보다 설명해줄 줄 아는 상사가 낫습니다. 실력이 뛰어나도 가르치는 능력이 없는 리더 밑에서는 신입이 금방 소진됩니다.

반복 업무만 있는가, 아니면 배울 여지가 있는가

반복 업무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오히려 초반엔 반복을 통해 정확도를 익히는 게 필요합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는지 여부입니다. 6개월 후에도 여전히 아무 맥락 없이 단순 입력만 한다면 성장성이 낮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복 업무를 하더라도 보고서 작성, 고객 응대, 프로세스 개선, 데이터 정리 같은 학습 포인트가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업계에서 통하는 경력이 되는가

회사 이름보다 더 중요한 건 그 경험이 시장에서 설명 가능한가입니다. 예를 들어 B2B 영업지원, 채용 운영, 회계 보조, 품질관리, 고객 성공, 데이터 리포팅, CS 운영 같은 경험은 다른 회사로도 비교적 잘 옮겨갑니다. 반면 지나치게 내부 전용인 역할은 이직 시 설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조직 문화가 기본은 지키는가

잡플래닛 같은 후기 사이트를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제는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퇴사율이 지나치게 높은지, 야근이 상시적인지, 신입이 자주 바뀌는지, 면접 과정에서 무례함이 있었는지 확인해보세요. 초반엔 연봉 200만 원 차이보다 건강한 팀이 훨씬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지원 전략, 신입일수록 현실적으로 짜야 한다

신입 구직에서 가장 흔한 실패 패턴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너무 넓게, 아무 직무나 넣는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너무 좁게, 이름값 높은 몇 곳만 고집하는 방식입니다. 둘 다 비효율적입니다.

가장 좋은 접근은 3단계로 나누는 겁니다. 1군은 가장 가고 싶은 직무와 회사, 2군은 직무는 맞고 회사는 조금 넓혀본 곳, 3군은 유사 직무나 산업으로 확장한 곳입니다. 예를 들어 인사 직무를 원한다면 1군은 채용 코디네이터나 HR 어시스턴트, 2군은 교육 운영이나 총무 겸 인사, 3군은 백오피스 운영이나 경영지원까지 넓힐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지원 수와 적합도의 균형이 맞습니다.

지원 건수도 현실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신입 채용은 경쟁률이 높습니다. 서류 합격률이 5%에서 15% 사이인 경우도 흔합니다. 10곳 넣고 연락이 없다고 낙심할 일이 아닙니다. 직무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30곳에서 80곳 이상 지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무작정 숫자를 채우는 게 아니라, 공고별 키워드를 반영해 이력서와 자기소개를 조정하는 겁니다.

신입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 자주 망하는 포인트

채용 현장에서 정말 많이 보는 실수가 있습니다. 조금 냉정하게 말하면,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사람보다 전달이 허술해서 떨어지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추상적인 표현만 가득한 경우

“성실합니다”, “책임감이 강합니다”, “소통에 강점이 있습니다”만 반복하면 아무 인상도 남지 않습니다. 꼭 사례로 증명해야 합니다. 책임감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끝까지 해냈는지 말해야 합니다.

직무와 무관한 경험만 길게 쓰는 경우

아르바이트 경험도 좋습니다. 다만 지원 직무와 연결해야 의미가 생깁니다. 영업지원 직무라면 고객 응대, 일정 관리, 재고 확인, 클레임 처리 경험을 강조해야지 단순히 “열심히 일했다”로 끝내면 약합니다.

툴 이름만 나열하는 경우

엑셀, 파워포인트, SQL, 포토샵, 피그마, Python. 적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수준으로 무엇을 해봤는지가 핵심입니다. “SQL 사용 가능”보다 “기초 SQL로 주문 데이터 추출 및 주간 리포트 작성”이 낫습니다.

회사마다 똑같은 자기소개서를 보내는 경우

신입 채용 담당자는 생각보다 빨리 알아봅니다.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는지, 이 직무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당신 경험 중 무엇이 연결되는지 세 가지가 보이지 않으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면접에서 신입이 보여줘야 하는 태도

면접은 지식을 시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신입은 특히 그렇습니다. 너무 똑똑해 보이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대신 배우는 자세와 기본기를 보여주는 편이 낫습니다.

좋은 신입 후보자는 대체로 이런 특징을 보입니다.

  •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는다
  • 질문의 의도를 듣고 핵심부터 답한다
  • 경험을 포장하기보다 사실대로 설명한다
  • 실패 경험에서도 배운 점을 분명히 말한다
  • 회사와 직무에 대해 기본 조사를 해왔다
  • 역질문이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역질문도 중요합니다.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보다 “신입이 첫 3개월 안에 가장 먼저 익혀야 하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이 포지션에서 잘 적응한 분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나요?” 같은 질문이 훨씬 좋습니다. 지원자가 일을 현실적으로 본다는 인상을 줍니다.

연봉만 보고 결정하면 놓치기 쉬운 것들

첫 직장에서 연봉은 중요합니다. 당연히 중요하죠. 다만 초반 1, 2년은 연봉 300만 원, 500만 원 차이보다 배울 수 있는 환경 차이가 더 크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신입이라면요. 연봉이 조금 높아도 교육이 없고 이직률이 높고 팀 문화가 거칠면 1년 뒤 얻는 게 생각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초봉이 아주 높지 않아도, 업무 구조가 잘 잡혀 있고, 피드백이 자주 오고, 다양한 실무를 경험할 수 있으면 2년 뒤 몸값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노동부, 통계청 자료를 봐도 청년층의 초기 고용 안정성과 직무 적합도는 이후 이직 만족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흐름이 꾸준히 확인됩니다. 숫자 하나보다 경력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첫 직장에서 1년 안에 꼭 해둬야 할 것

입사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첫 1년은 의식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잘 보내면 다음 이직이나 내부 이동이 쉬워지고, 그냥 흘려보내면 “근무 기간만 채운 사람”으로 남기 쉽습니다.

업무 기록 남기기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도구를 썼는지, 성과가 어땠는지 기록하세요. 주간 단위로 간단히 적어도 충분합니다. 나중에 이력서 업데이트할 때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숫자로 성과 정리하기

작은 성과라도 수치화하면 가치가 커집니다. 문의 처리 건수, 작업 시간 단축, 오류율 감소, 만족도 상승, 콘텐츠 조회 수, 리포트 자동화 횟수 같은 숫자를 챙기세요.

회사 안에서 평판 만들기

좋은 평판은 거창한 친목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답을 빨리 주고, 약속을 지키고, 실수하면 인정하고, 문서를 깔끔하게 남기고, 인수인계를 잘하면 됩니다. 이런 사람은 조직에서 기억됩니다.

다음 단계 역량 준비하기

현재 업무만 반복하지 말고 한 단계 위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미리 익히세요. 인사라면 노동법 기초나 엑셀 함수, 마케팅이면 GA4와 광고 리포트 읽기, 영업지원이면 CRM 사용 능력, 회계면 더존이나 ERP 이해, IT면 협업 도구와 문서화 습관이 좋은 예입니다.

이런 첫 직장은 피하는 편이 낫다

모든 시작이 의미 있는 건 아닙니다. 아래 신호가 강하면 조금 더 신중하게 보세요.

  • 면접에서 업무 설명이 끝까지 모호하다
  • 신입인데도 성과 책임만 강조하고 교육 얘기가 없다
  • 입사자와 퇴사자가 지나치게 자주 바뀐다
  • 근로조건, 연봉, 수습 기준을 문서로 명확히 주지 않는다
  • 야근과 주말 근무를 당연하게 여긴다
  • 잡무 비중이 매우 높은데 배울 포인트가 설명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이라고 다 나쁜 것도 아니고, 대기업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시스템, 리더, 업무 설계입니다. 규모보다 구조를 보세요. 그게 더 정확합니다.

결국 좋은 첫 직장이란 무엇인가

좋은 첫 직장은 명함이 화려한 자리가 아닙니다. 내가 맡은 일이 왜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고, 옆에서 배울 사람이 있고, 실수해도 다시 해볼 기회가 있고, 1년 뒤 분명히 더 나아진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커리어는 대개 한 번에 뛰어오르지 않습니다. 계단처럼 올라갑니다. 첫 칸은 낮아 보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 칸이 다음으로 이어지는지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회사를 찾으려 하기보다,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자리를 찾으세요. 그리고 들어간 뒤에는 작은 일도 대충 넘기지 마세요. 커리어의 기본기는 늘 그런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첫 시작이 소박하다고 해서 미래까지 소박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단단한 커리어는 그렇게 시작합니다. 눈에 띄는 성과보다 먼저,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신입에게 그보다 중요한 목표는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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