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분 읽기
채용이 막히면 많은 팀이 바로 채용 공고 채널부터 바꿉니다. 잡포털을 늘리고, 헤드헌터를 붙이고, 임직원 추천 보상을 올립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채널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습니다. 이 채용이 대체 채용인지, 증원 채용인지, 시장에서 이 역할이 정말 희소한지, 아니면 회사의 조건이 시장과 안 맞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이 순서가 뒤집히면 시간과 예산이 줄줄 샙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원자는 안 모이는데, 원인을 묻으면 “요즘 인재가 없다”는 말부터 나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봉 밴드는 2년 전 수준이고, 필수 조건은 9개나 되며, 면접은 4차까지 있습니다. 출근은 주 3일 고정인데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도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광고비를 더 쓰는 건 문제 해결이 아니라 비용 확대에 가깝습니다.
좋은 채용 전략은 아이디어 목록이 아닙니다. 어디에 시간을 쓰고,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먼저 고칠지 정하는 의사결정의 묶음입니다. 채용은 결국 운영입니다. 직무 설계, 연봉, 승인 속도, 면접 구조, 후보자 경험, 이 다섯 가지가 맞물려야 성과가 납니다. 채널은 그다음입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채용 성과를 바꾸는 기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당장 열려 있는 포지션 하나를 놓고, 어디에 힘을 써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같은 직무명이라도 대체 채용과 증원 채용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현업과 인사팀이 이 차이를 무시한 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첫 단추가 어긋납니다.
대체 채용은 기준점이 있습니다. 이전 담당자가 있었고, 어떤 업무가 실제로 중요했는지 데이터가 남아 있습니다. 성과가 좋았던 사람이라면 무엇이 잘 맞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빨리 퇴사했다면 어떤 마찰이 있었는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 채용은 원래 더 빨라야 합니다. 직무를 더 선명하게 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증원 채용은 불확실성이 큽니다. 사업 확장, 신규 시장 진출, 신설 기능 구축처럼 “앞으로 필요할 것 같은 역할”을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흔히 벌어지는 실수가 있습니다. 불안하니까 이것저것 다 넣습니다. 실무 능력, 기획력, 협업, 리더십, 업계 네트워크, 데이터 툴 경험, 빠른 실행력, 대기업식 문서 역량까지 한 포지션에 얹습니다. 결국 유니콘 공고가 되고, 지원자는 줄고, 면접관은 계속 “딱 맞는 사람이 없다”고 말합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대체 채용이라면 먼저 아래를 점검해야 합니다.
증원 채용이라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이 구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꿉니다. 채널 선택, 연봉 유연성, 면접 참여자, 채용 일정, 채용 성공 기준까지 달라집니다. 대체 채용은 속도와 명확성이 핵심이고, 증원 채용은 범위 설정과 리더 간 합의가 핵심입니다.
채용이 안 되면 “요즘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채용 시장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모든 포지션이 같은 방식으로 어려운 건 아닙니다. 희소 직무인지, 아니면 회사가 제시한 조건 때문에 체감 희소성이 높아진 건지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백엔드 개발자 채용이 어렵다고 해도, 연봉 상위권 수준에 완전 원격, 면접 2회, 기술 스택이 넓게 열려 있으면 풀은 꽤 넓습니다. 반대로 연봉은 시장 평균보다 낮고, 특정 프레임워크 경력만 고집하고, 출근 주 4일, 면접 5회면 서울에서도 어려워집니다. 직무명이 희소한 게 아니라 제안이 희소한 겁니다.
실무에서는 채용 오픈 후 첫 2주만 봐도 대략 감이 옵니다. 다만 총지원자 수만 보면 안 됩니다. 봐야 할 건 질적인 반응입니다.
제가 보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현재 조건 그대로는 적합한 후보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으면, 그 채용은 실질적으로 희소 채용입니다. 이 말은 시장에 사람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 연봉, 요건, 출근 정책, 채용 속도와 시장 현실이 안 맞는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적절한 지원자는 꽤 들어오는데 서류 검토가 밀리고, 면접 기준이 흔들리고, 좋은 후보를 늦게 붙잡는다면 그건 희소 문제보다 운영 문제에 가깝습니다. 이 경우 광고비를 늘려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피곤해집니다.
채용의 희소성은 직무명에 붙는 성격이 아닙니다. 요구 조건, 보상, 지역, 근무 방식, 의사결정 속도가 시장과 충돌하면서 생기는 결과입니다.
기업마다 습관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는 지인 네트워크부터 찾고, 사내 채용 담당자는 다이렉트 소싱을 먼저 떠올리고, 중소기업은 공고를 올리고 기다립니다. 셋 다 틀린 방식은 아닙니다. 다만 습관대로만 하면 채널 미스매치가 생깁니다.
실무 채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채용 공고 광고, 직접 소싱, 임직원 추천입니다. 여기에 에이전시를 별도 채널로 보기도 하지만, 사실상 직접 소싱의 외주화에 가깝습니다. 각 채널은 비용 구조와 도달 가능한 후보군이 다릅니다. 중요한 건 “어디서 사람을 많이 모을까”가 아니라 “이 포지션에 맞는 후보를 가장 현실적인 비용으로 만날 수 있는가”입니다.
| 채널 | 비용 | 시간 | 도달하는 후보 유형 | 잘못된 선택이 되는 경우 |
|---|---|---|---|---|
| 채용 공고 광고 | 광고비가 들지만 시작이 빠르다 | 하루 안에도 집행할 수 있고 반응 속도도 빠르다 | 구직 의사가 있는 후보 풀이 충분한 직무의 후보 | 아주 희소한 기술 직무, 기밀 채용, 시장 내 상위권 후보만 노리는 시니어급 포지션 |
| 직접 소싱 | 채용 담당자 시간이 많이 든다 | 후보를 읽고 메시지를 개인화하고 후속 연락까지 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든다 | 공고를 보지 않는 수동 후보, 후보 풀이 좁은 희소 포지션의 후보 | 채용 담당자 한 명이 동시에 10개 포지션을 돌려 반쪽짜리 소싱이 되기 쉬운 상황 |
| 임직원 추천 | 추천 보상금 등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 추천 이후 피드백을 빨리 주지 않으면 다음 추천이 줄어든다 | 회사 내부 이야기를 듣고 오는, 기본적인 신뢰가 형성된 후보 | 추천만으로 채용을 돌려 조직 구성이 닮아가고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는 경우 |
광고는 여전히 강력합니다. 특히 운영, 고객지원, 세일즈, 마케팅, 재무, 인사, 중간 경력 전문직처럼 구직 의사가 있는 후보 풀이 충분한 직무에서 그렇습니다. 오픈만 제대로 하면 생각보다 빨리 지원이 들어옵니다. 잡코리아, 사람인, 원티드 같은 채널에서 지원 흐름을 보면, 공고의 제목과 첫 15줄이 클릭률과 지원 전환율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고의 장점은 시작이 빠르다는 겁니다. 하루 안에도 집행할 수 있습니다. 반응 속도도 빠릅니다. 그래서 시장 테스트에도 좋습니다. 지원이 너무 적으면 연봉, 조건, 공고 문안 중 무엇이 걸림돌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광고만으로 해결 안 되는 경우도 분명합니다. 아주 희소한 기술 직무, 기밀 채용, 시장 내 상위권 후보만 노리는 시니어급 포지션은 공고만 올려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서류 검토 체계가 없으면 지원이 늘수록 팀이 마비됩니다. 공고를 열기 전에 누가 24시간 이내에 1차 검토를 할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직접 소싱은 후보가 지원해주길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링크드인, 깃허브, 업계 커뮤니티, 이전 지원자 데이터베이스, 행사 참석자 명단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시니어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프로덕트 리더, 특정 산업 영업, 전략기획처럼 능동적 탐색이 필요한 포지션에서 효과가 큽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후보 풀이 좁을 때 시간을 덜 낭비합니다. 타깃을 좁혀서 접근할 수 있고, 공고를 보지 않는 수동 후보에게도 도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업적으로 중요한 포지션에서는 기다리는 전략보다 훨씬 낫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입니다. 좋은 소싱은 대충 안 됩니다. 후보 프로필을 읽고, 왜 이 포지션이 맞는지 설명하고, 첫 메시지를 개인화하고, 후속 연락을 해야 합니다. 채용 담당자 한 명이 동시에 10개 포지션을 돌리는 상황이라면 반쪽짜리 소싱이 되기 쉽습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광고를 정교하게 운영하는 편이 낫습니다.
추천 채용의 강점은 신뢰입니다. 후보는 회사 내부 이야기를 미리 듣고 오고, 회사는 기본적인 평판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 전환율과 오퍼 수락률이 높은 편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추천 입사자의 초기 적응 속도를 높게 평가합니다.
하지만 추천만으로 채용을 돌리면 조직 구성이 닮아갑니다. 같은 회사 출신, 같은 학교, 같은 산업 배경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양성이 중요한 조직이라면 추천은 보조 채널이어야지 유일한 채널이 되면 곤란합니다.
추천 제도도 설계가 중요합니다. 추천 보상금만 올린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포지션을 우선 추천받고 싶은지, 어떤 기준이면 서류를 통과시키는지, 추천 이후 피드백은 얼마나 빨리 주는지 명확해야 합니다. 추천했는데 2주 동안 소식이 없으면 다음부터는 아무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래 기준으로 시작하면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한 번에 모든 채널을 열어버리는 건 전략이 아니라 불안의 표현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반응을 보고, 부족한 부분만 보완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한국에서 채용을 하면 채널별 체감이 꽤 다릅니다. 대다수 화이트칼라 직무는 여전히 채용 공고 반응이 중요합니다. 잡코리아, 사람인, 원티드처럼 익숙한 플랫폼에서 후보가 먼저 공고를 비교하고 지원하는 흐름이 강합니다. 반면 링크드인 직접 소싱은 모든 직무에 만능은 아닙니다. 개발, 데이터, 프로덕트, 일부 외국계 연관 직무나 시니어 포지션에서는 잘 맞지만, 일반 관리직이나 운영직까지 같은 방식으로 풀리진 않습니다.
에이전시 역할도 포지션에 따라 갈립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모든 채용을 에이전시가 주도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대량 채용이나 중간 경력 직무는 공고와 직접 지원 비중이 여전히 큽니다. 반대로 기밀 채용, 임원급, 매우 좁은 산업 경력, 빠른 시장 맵핑이 필요한 포지션에서는 헤드헌터가 꽤 유용합니다. 다만 에이전시를 붙였다고 채용이 저절로 빨라지진 않습니다. 내부 피드백이 느리면 똑같이 막힙니다.
입사 가능 시점도 한국에서는 보수적으로 봐야 합니다. 재직 중 후보는 바로 움직이기보다 현재 회사 인수인계 일정을 먼저 정리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좋은 후보를 찾았다고 곧바로 시작한다고 기대하면 자주 어긋납니다. 초반 대화에서 “언제부터 가능하신가요”를 자연스럽게 확인하는 게 실무적입니다.
보상 이야기는 더 솔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후보는 초반에 대놓고 금액을 길게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끝까지 미루는 걸 좋아하진 않습니다. 특히 경력직은 희망 연봉과 현재 처우 수준이 맞는지 중간 단계 안에는 감을 잡고 싶어 합니다. 너무 늦게 꺼내면 서로 시간만 버립니다.
채용이 막히면 바깥에서 답을 찾기 쉽습니다. 더 많은 광고, 더 비싼 에이전시, 더 강한 브랜딩 캠페인 말입니다. 그런데 대개 가장 값싼 해법은 포지션 안에 있습니다. 직무 요건, 연봉, 근무 형태, 채용 속도 네 가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가장 흔한 자해성 실수입니다. 채용 공고에 우대 사항이 필수 사항처럼 쌓여 있으면 지원자 풀이 확 줄어듭니다. 특히 한국 기업 공고를 보면 “필수 5개, 우대 8개” 형태가 많은데, 후보자는 보통 우대까지 읽고 스스로 탈락 판단을 합니다. 회사는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후보자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직무 요건은 아래 세 층으로 나누면 훨씬 명확해집니다.
오퍼 단계에서 굳이 판단하지 않을 요건이라면, 처음부터 필수에 넣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많은 공고의 자격요건 절반은 없어도 채용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속도는 싸고 강력한 레버입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소홀히 다룹니다. 좋은 후보일수록 여러 곳에서 연락을 받습니다. 서류 검토 5일, 1차 면접 일정 조율 7일, 결과 안내 6일, 이런 식이면 이미 늦습니다. 국내 경력직 시장에서는 빠르게 움직이는 회사들이 먼저 후보를 잡습니다. 경쟁사와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없으면 적어도 과정은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아래 네 가지만 정해도 체감 속도가 꽤 올라갑니다.
채용 실패의 상당수는 시장 탓이 아니라 캘린더 탓입니다. 면접관 일정이 안 맞아 놓친 후보, 이거 정말 많습니다.
연봉은 민감한 주제지만 피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공고에 연봉 범위를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많습니다. 그런데 경력직 후보 입장에서는 이 정보가 불명확하면 초반부터 시간 낭비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연봉 수준이 시장과 크게 어긋나면 다른 모든 노력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보상은 기본급만이 아닙니다. 성과급 구조, 스톡옵션 여부, 식대, 유연근무, 교육비, 리프레시 휴가, 퇴직연금, 장비 지원까지 모두 패키지로 보입니다. 다만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기대 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으면 후보는 빠르게 이탈합니다.
보상 점검 시 최소한 아래는 확인해야 합니다.
하이브리드, 상시 출근, 원격 가능 여부는 채용 풀 크기를 크게 바꿉니다. 서울 강남 출근 주 4일과 전국 원격 가능은 완전히 다른 시장을 상대하는 겁니다. 출근 정책을 유지할 이유가 있다면 괜찮습니다. 다만 그냥 관성 때문에 유지하는 건 비쌉니다. 채용 비용, 리드타임, 오퍼 거절률이 다 올라갑니다.
현장 업무, 보안, 장비, 고객 응대, 협업 밀도 같은 이유로 출근이 필수일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공고에서 이유를 분명히 써야 합니다. 애매하게 쓰면 후보는 보수적인 조직이라고 해석합니다.
고용주 브랜딩이라고 하면 대기업의 멋진 캠페인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채용에서는 훨씬 소박한 문제입니다. 지원자가 사람 만나기 전에 이미 볼 수 있는 정보가 무엇이냐는 겁니다. 이게 엉성하면 광고 효율도 떨어지고, 소싱 응답률도 낮아집니다.
브랜딩 예산이 없어도 점검할 수 있는 면은 많습니다.
대부분의 브랜딩 문제는 디자인이 아니라 신뢰 문제입니다. “수평적 문화”, “성장하는 조직”, “자율과 책임” 같은 말만 있고 실제 일하는 방식은 보이지 않으면 후보는 금방 알아챕니다. 오히려 팀이 푸는 문제, 최근 1년 내 바뀐 점, 조직 구조, 리포팅 라인, 평가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이 설득력이 높습니다.
작은 회사라면 직원 인터뷰 콘텐츠보다 먼저 채용 기본기를 다지는 게 낫습니다. 공고 정확도, 빠른 피드백, 친절한 일정 안내, 면접관의 준비도, 이 다섯 가지가 브랜딩의 핵심입니다. 후보자는 배너보다 경험을 기억합니다.
외부 채용만 생각하다가 내부 인재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대체 채용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미 회사 시스템, 보고 체계, 의사결정 방식을 알고 있는 사람이 옮겨가면 온보딩 시간이 짧고 실패 확률도 낮습니다.
내부 이동이 특히 잘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역할을 내부에서 메울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시장 지식, 외부 네트워크, 전혀 다른 관점이 필요하면 외부 채용이 맞습니다. 핵심은 외부 채용 전에 내부 가능성을 점검하는 습관입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사내 공고를 열어놓고도 내부 지원자를 들러리처럼 취급하면 역효과가 큽니다. “성장을 지원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현 소속 팀장이 이동을 막아버리면 조직 신뢰가 무너집니다. 내부 이동 제도는 공개성, 기준 명확성, 백필 계획이 함께 있어야 작동합니다.
인재풀이라는 말은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대단한 탤런트 파이프라인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1년에 두세 번 서로 다른 직무를 뽑는 수준이라면, 거대한 후보 리스트를 관리하는 건 현실적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낡은 정보가 됩니다.
파이프라인이 진짜 의미 있으려면 최소한 하나는 해당되어야 합니다.
좋은 인재풀은 이름 모음이 아닙니다. 후보의 적합도, 관심도, 희망 연봉, 지역, 이직 시점, 마지막 접촉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업데이트가 안 되면 인재풀이 아니라 묘지입니다.
중소규모 기업이라면 더 가볍게 운영하는 편이 낫습니다. 최종까지 갔지만 아쉽게 놓친 후보, 이전 지원자 중 다시 보고 싶은 사람, 재입사 의사가 있는 퇴사자, 당장은 이직 안 하지만 관계 유지할 만한 업계 인재 정도만 정리해도 충분히 실용적입니다.
국경을 넘는 채용은 후보 풀이 넓어지는 대신, 판단할 요소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어디서 후보를 찾을지보다 어디까지 실제 고용이 가능한지, 시차는 어떤지, 언어 수준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보상 철학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한국 기업이 해외 원격 인력을 채용할 때 자주 놓치는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다국가 채용에서는 공고 광고가 특히 유용할 수 있습니다. 시장별 반응을 빠르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직접 소싱도 넓은 후보 풀 덕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복잡성입니다. 국가마다 notice period가 다르고, 선호하는 채용 절차도 다르며, 복지 기대치도 다릅니다. 이 부분을 초반부터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후반 이탈이 크게 늘어납니다.
채용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은 것 같지만, 실제로 유의미한 건 몇 가지뿐입니다. 대시보드를 화려하게 만드는 것보다 다음 채용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지표를 남기는 편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꼭 보는 지표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채용 소요 기간은 단순한 속도 지표가 아닙니다. 시장과 전략의 적합도를 보여줍니다. 매번 두 달 넘게 끌리는 포지션이라면 채널이 잘못됐거나, 요건이 과하거나, 연봉이 낮거나, 내부 의사결정이 느린 겁니다.
채용당 비용도 정확히 봐야 합니다. 공고 비용만 적다고 싼 채용이 아닙니다. 부적합 지원자 150명을 채용 담당자와 현업이 함께 검토했다면 내부 시간 비용이 큽니다. 반대로 추천 채용도 “거의 공짜”가 아닙니다. 추천 보상, 면접 리소스, 온보딩 비용이 들어갑니다.
품질 지표는 더 중요합니다. 빠르고 싸게 뽑아도 4개월 만에 나가면 실패입니다. 조기 퇴사는 채용 실패일 수도 있지만, 직무 설계나 리더십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채용팀은 합격까지만 보지 말고 입사 후 최소 6개월은 피드백 루프를 가져가야 합니다.
반대로 덜 중요한 지표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총지원자 수입니다. 숫자가 많다고 좋은 채용은 아닙니다. 오히려 타기팅이 엉망이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클릭수와 노출수도 진단용으론 의미가 있지만, 최종 채용의 질을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허영 지표에 속기 쉽습니다.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아래 순서대로만 정리해도 됩니다. 실제 채용 미팅에서 이 순서로만 점검해도 불필요한 논쟁이 많이 줄어듭니다.
이 프레임이 좋은 이유는 화려하지 않아서입니다. 채용 실패의 대부분은 새로운 기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본 질문을 안 했기 때문에 생깁니다.
채용 계획서가 꼭 길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포지션 하나에 대해 한 장으로 핵심을 정리할 수 있어야 실행력이 생깁니다. 아래 항목이 들어가면 대체로 충분합니다.
이 정도도 정리되지 않는 상태라면 채널을 바꿔도 효과가 약합니다. 반대로 이 정도가 정리되면 광고든 소싱이든 추천이든 훨씬 일관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모든 회사에 통하는 만능 채용 전략은 없습니다. 1년에 두 번 채용하는 20인 회사가 300인 규모의 하이퍼그로스 기업 방식 그대로 따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반대로 매달 반복 채용이 있는 회사가 매번 긴급 대응하듯 움직이는 것도 비효율적입니다.
핵심은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겁니다. 적합한 지원자가 부족한가, 약한 지원자가 너무 많은가, 면접이 느린가, 연봉이 안 맞는가, 요구 조건이 비현실적인가, 회사 신뢰도가 낮은가. 문제 정의가 바뀌면 해법도 바뀝니다.
채용 전략은 그럴듯한 말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무엇을 바꾸고, 무엇은 유지하고, 어디에 먼저 돈과 시간을 쓸지 정하는 일입니다. 그 판단만 제대로 해도 채용은 생각보다 훨씬 단순해집니다.
공유하기:
No comments yet. Be the first to share your thoughts!